경기도에 사시는 양반이 태어나서 월미도도 한번 안 가봤다고 해서 인천으로의 즉흥 여행이 결정되었다. 원래 계획은 영종도부터 가서 인천대교 드라이브하고 매번 실패했던 쌀국수를 먹기 위해 맛집과 예쁜 카페를 찾아놨었지만 차 수리에 문제가 생겨서 저녁쯤이 다 돼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한 시간 가량을 달려 월미도에 도착하니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일몰을 보며 산책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배부터 채우자 해서 간 곳은 월미도 조개구이집 '청춘 조개'. 본점은 오이도에 있는데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둘 다 가리비에 환장하는지라 3단 가리비 치즈구이 사진을 보고 이걸 먹으려고 했는데 30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지.. 생각하며 그냥 바로 나오는 무한리필 조개구이를 주문했다. 도착한 시간이 8시쯤이었기 때문에 오래 기다릴 여유 따윈 없었다. 대체 코로나는 언제 잠식되는 건지, 10시에 마감이니 늘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다.
종일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가라앉아있었는데 그래도 맛있는 조개랑 술 한잔 걸치니 살포시 늘어지는 게 또 사람 기분이다. 창문이 아예 오픈되어있는 가게여서 그런지 에어컨이 많았어도 덥기는 진짜 더웠다. 게다가 매일같이 폭염주의보가 울리던 나날들이었으니 술도 더 확 올라왔다. 약간 선선한 봄, 가을 혹은 아주 추운 겨울에 오는 게 한여름보다는 더 나은 선택지라고 본다.
처음에 나온 관자+파스타+치즈의 조합은 맛이 꽤 신선했고, 떡볶이는 입도 안대서 맛을 모르겠고, 제육볶음은 나중에 구워 먹어 봤는데 남자 친구 말로는 먹을만하다고 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석화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까워라...
조개구이가 그렇게 배가 차는 음식은 또 아니다 보니 조개 리필도 한번 시키고 가리비만 따로 리필이 가능하대서 가리비도 한번 더 리필해먹었다. 무한리필이라고 하니 많이 드시는 분들은 개이득 이리라. 미리 예약하면 멘보샤도 서비스로 주시는데 맛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라면을 먹지 못하였다. 나중에 날씨가 좀 선선해지면 꼭 다시 한번 와봐야지.
<청춘조개 월미도 직영점>
인천 중구 월미문화로 21-2 2층
AM10:00 - PM10:00
조개 소진되면 일찍 마감된다고 하니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도 좋다.
우리는 더 먹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후다닥 먹고 10시에 마지막으로 나왔다. 산책이나 폭죽이라도 하나 터치고 들어갈까 했지만 덥고 피곤해서 알딸딸해하는 남자 친구를 이끌고 예약해둔 숙소로 들어왔다.
다이아몬드 호텔을 예약했는데 숙소 리뷰는 딱히 쓸 말이 길지 않아 살짝 첨부하자면 아담하고 깔끔하니 괜찮았다. 우리가 묵었던 방은 바다와 놀이동산이 동시에 보이는 뷰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관람차가 보이는 위치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