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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태국

태국 방콕 파타야 여행 5일차 - 꼬사멧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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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푹 자고 났더니 살만하다. 바닷가 근처여서인지 우기여서인지 몰라도 객실이 무척이나 습하다. 오늘은 꼬사멧이라는 섬으로 투어를 가는 날인데 8시에 픽업 온다던 기사가 20분 전에 도착했다며 객실로 전화가 왔다. 부랴부랴 부모님과 내려갔더니 아직 차량은 오지 않은 모양이다. 기다리는 동안 간단히 조식을 먹었다. 방콕에서 묵었던 호텔보다 큰 곳이라 그런지 조식 메뉴가 상당히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차를 타고 대략 1시간 정도 선착장으로 달려 배를 탔다. 배가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 않아서 부모님도 나도 잠시 당황했다. 파도가 크지 않아 그다지 멀미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배가 움직일 때 멀미가 심한 엄마는 조금 어지러워했다. 2층에 누워 휴식을 즐기고 있는데 배가 한 곳에 정박했다. 스노클링 포인트였던 것 같았는데 영 별로여서 줄낚시를 즐겼다. 옆에서 한두 마리씩 물고기가 낚이기 시작했는데, 자칭 강태공인 아빠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해 무척이나 시무룩해하셨다.

쉬는 동안 점심을 먹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다른 장소에서는 낚시 포인트라며 전부 한참 동안 낚시를 즐겼다. 미끼를 꽂고 열심히 줄을 잡아당겼건만 나 역시도 한 마리도 못 잡았다. 게다가 마치는 시간에 줄을 감는데 바늘에 손가락까지 찔렸다. 피가 좀 많이 나서 선원 한 분이 정성껏 치료해주셨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밴드에 하트까지 그려 넣어주시다니. 허허허. 또다시 배는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스노클링을 하러 들어갔는데 시야가 흐려서 바로 앞의 물고기들밖에 보이질 않았다. 역시 파타야에서 스노클링은 무리인가. 그래도 둥둥 떠다니는 게 좋아서 돌아다니고 있는데 팔에 무언가 스쳐 지나가면서 통증이 느껴졌다. 급하게 물 밖으로 나와서 봤더니 해파리였다. 젠장. 오늘은 다치는 날인가. 심하게 따가워서 이번에도 아까 그 선원이 치료해줬다. 그래도 따가웠다. 쇼크라도 오면 어쩌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선착장으로 돌아가기 전 들린 마지막 장소는 무인도였다. 해변이 있는 작은 섬이었다. 해변의 모래는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누가 설치해 놓은 지 모를 그네에 앉아 사진도 찍고 예쁜 조개껍질도 주웠다. 엄마는 한국 지도와 꼭 닮은 돌도 발견했다. 아빠는 섬을 탐험하느라 혼자 정신이 없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물이 따뜻해서 살포시 앉으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낚시 시간보다는 이 해변에서 좀 더 오래 시간을 보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 배는 우리를 선착장에 데려다주었다. 친절했던 선원 오빠들 안녕! 픽업 왔던 차량이 다시 숙소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저녁 8시에 알카자쇼를 예매해뒀었는데 씻고 저녁까지 먹으려니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부득이하게 취소했다. 씻고 나와 파타야의 밤거리를 걸었다. 중심가로 나갈 때는 숙소 앞에서 썽태우를 타봤다. 독특한 교통수단이다. 부모님은 태국 와서 택시부터 버스, 툭툭, 수상버스, 배, 썽태우까지 타볼 건 다 타봤다며 좋아하신다. 워낙 상점들이 많아서 중간중간 들어가서 구경하고 밥을 먹으러 갔다. 어떤 한 블로그에서 봤던 것 같은데, 시푸드 센터라고 쓰여 있는 장소였던 것 같다. 사람이 무척이나 없어서 다 망한 곳들인가 싶었는데 음식이 맛있었다.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가는 길에 야시장을 발견했다.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는 참새들처럼 우린 무언가에 홀린 듯이 들어갔다. 

건물로 되어있어서 무척이나 쾌적했고 나머지 쇼핑들과 기념품들을 여기서 잔뜩 샀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마지막 마사지를 위해 마사지 샵을 들렀다. 방콕에서 숙소 앞에 있던 마사지 샵이 못하는 거였구나를 알았다. 어찌나 시원하면서도 아픈지. 부모님께 제일 잘한 게 거의 매일 마사지를 받게 할 수 있었던 점이다. 저렴한 물가 만세!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 길에 해변 옆 산책로를 걸었다.

그러고 보니 파타야 해변을 즐길 시간이 없었구나 싶어서 아쉬웠다. 밤바다로나마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숙소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내린다. 근처에 있던 천막으로 피신했다. 스콜은 금방 그친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그칠 생각은 안 하고 조금씩 잦아들기만 한다. 서로 눈치를 보며 어쩌지 하다가 그냥 쿨하게 맞고 갔다. 개운하게 씻고 나왔는데, 젠장. 촉촉하게 젖은 생쥐 꼴로 숙소에 들어가 마지막 밤을 보냈다.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서 맥주 한잔 할 생각 못하고 피곤함에 그대로 침대에 뻗었다. 마지막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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