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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호주

호주 여행 퍼스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쿼카들의 섬. 할말이라고는 감탄사뿐이었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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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도 따로 필요없이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 되는 곳!

퍼스 사람들이 애정 하는 섬,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그다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이 섬의 최고의 이동수단은 바로 자전거이다(섬 내에 관광버스도 있다. 자전거가 힘들면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다.) 섬을 보존하기 위해 개인차들은 허용하지 않는다. 아침부터 페리를 타고 달려 도착하자마자 자전거에 올랐다. 지도를 봐도 감이 안 와서 그냥 일단 내달렸다.

길을 따라 가는데 이건 뭐지, 현실 바다인가. 이것이 인도양인가. 그동안 태평양만 보고 살다가 마주친 인도양은 아름답다는 말조차도 부족할 정도로 형언할 단어가 없었다. 그저 파랑, 파랑이었다. 바다도 하늘도 온갖 예쁜 파란색은 다 갖다 놓은듯한 광경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해변을 바라보며 길을 따라 쭉 달렸다. 속이 다 뻥 뚫리는 듯한 느낌. 섬 입구에 식당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었다. 길가에 간간히 화장실과 버스정류장만 있을 뿐이었다. 개발되지 않은 태초의 섬 모습 그대로였다. 아무것도 없는데도 마냥 좋았다. 아니,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더 좋았던 게 아닐까.

오르막길에서는 덥고 내리막길에서는 추웠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오직 나뿐이었다.(알고 보니 난 혼자 방향을 거꾸로 달렸었다.) 간혹 오가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했다. 중간에 힘들면 어디든 쉬어갈 벤치와 해변이 있었다. 겨울이라 스노클링 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 여름에 와야 했을 것을. 여기까지 와서 저 바닷속을 탐험할 수 없다니 개탄할 일이로다.

호주에서 찍은 사진 중에서 가장 애정하는 사진이 탄생한 순간이다!
다시 봐도 여긴 정말 또 가고 싶다. 제일 가고 싶다. ㅠㅠ

동쪽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달려 중간에 도착했다. 등대가 있었고 섬의 가운데, 서쪽 끝, 남동쪽으로 가는 3가지의 갈래길로 나누어졌다. 서쪽은 너무 멀어서 남동쪽을 선택했다. 북쪽 해변도 아름다웠지만 남쪽은 정말.. 리틀 살몬 베이를 본 순간 다 잊혔다. (대박, 헐, 미쳤다의 세 단어만 계속 반복했던듯하다.) 비루한 핸드폰으로는 이 실물을 담을 수가 없었다. 발길이 떨어지질 않아 한참을 머물렀다. 이 작은 섬에 어찌나 해변이 그렇게도 많은지. 극성수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내가 찜한 곳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전용 공간이 될 수 있었다.

맛있었던 라자냐와 귀여운 쿼카 :) 나 좀 봐줘...

한참을 놀다 시간을 보곤 아차 싶어 다시 달렸다. 체력이 다 해갈 즈음 건물들이 보였고 다행히 꽤나 일찍 도착했다. 유명하다는 돔 DOME에서 비싼 점심을 늦게나마 먹었다. 카페에서는 쿼카도 봤다. 생각보다 널린 게 쿼카는 아니던데, 다들 어디서 그렇게 발견하고 본거지?

밥 먹고도 시간이 남아 잠시만 달릴까 했는데 다리가 풀려버렸다. 포기하고 잔디에 냅다 누워버렸다. 바람은 싸늘했지만 햇볕은 따뜻했다. 신선놀음을 즐기다 깜빡 잠들었다. 서늘한 느낌에 눈을 뜨니 배가 들어오고 있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배에 올랐다. 누군가가 나에게 호주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냐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지체 없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이곳,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라고.


  • 로트네스트 섬 자전거 투어 $94
  • 점심으로 먹은 라자냐는 무려 $20

<본 호주 여행기는 2016년의 정보들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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