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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제주

제주도 두 달 살기, 여정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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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주도로 떠나는 날.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제주도였다. 이때 내 나이 20대 중반이었는데. 그 흔한 수학여행으로도 한번 가본 적 없었던 제주도. 지금은 1년에 한 번씩도 종종 가곤 하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굉장히 큰 설렘이었다.


살고 있던 서울의 자취방을 정리하고 짐을 챙겨 본가로 내려왔다(아주 작은 원룸이었고 또한 아주 적은 양의 짐이었다). 김포공항으로 가는 버스가 몇 대 없어서 2시간이나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내가 예매한 곳은 진 에어 카운터였다. 김포공항 게이트로 들어가서 2층으로 올라가니 바로 앞에 있었다. 두근두근.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어떤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제주도를 가겠다 마음먹은 건 서울에서의 팍팍한 삶에 지쳐 그저 현실도피를 하려는 것에 불과하였었으니까.

 


물론 태어나서 제주도가 처음이라고 해도 비행기를 탄 게 처음은 아니었으니 오해는 하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더 어렸을 적의 필리핀 생활을 여행기로 쓰는 것도 재밌을 것 같지만 그때의 기억과 감성들을 전부 떠올리긴 힘들 것 같아 마음속에 보류해 두었다.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야자수가 널려 있는 게 꼭 외국 같았는데, 특유의 한국 간판들 때문에 한국이라는 게 새삼 와닿았다. 제주도 1달 살기에서 1달을 더 추가한 나의 목적지는 터미널 근처의 한 게스트 하우스였다. 숙식 제공을 대가로 무급 4시간 스텝일을 하는 거였는데. 나중에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보다 좋은 조건은 더 많았었던 것 같다. 

 

도착하자마자 내가 쓸 방을 안내해 주셨는데, 몹시 아주 몹시 작은, 마치 소형 아파트의 베란다만 할까? 그런 공간에 이층 침대 하나와 옷장이 하나씩 마련된 공간이었다. 물론 여긴 잘 때 외엔 거의 들어가진 않았지만. 나보다 며칠 먼저 온 동갑내기 여자아이 스텝도 있었다. 대강 짐을 던져 놓고 식당으로 나오니 마침 사장님 생신이라 파티 준비가 한창이었다. 다들 편하게 대해줘서 그런지 마치 처음부터 여기에 있었던 사람인 것처럼. 첫날부터 어색한 듯 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시작했다.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앞으로 이곳에서의 내 생활은.


본 제주도 여행기는 약 6년 전쯤 어느 한여름날의 제주도 생활기를 다룬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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