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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제주

제주도 곽지 과물 해변 곽지해수욕장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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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의 오전 업무를 끝내고 날씨가 좋아져서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곽지 과물 해변으로 결정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버스를 타기에는 애매한 거리라 산책할 겸 걸어가기로 했다.

 


버스카드를 찍어도 되지만, 오늘은 처음이라 기념으로 표를 사고 사진으로 남겼다. 버스로 대략 30분 정도였을까. 곽지 해변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 버스로 협재까지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곽지는 비교적 덜 알려진 예쁜 해변이라고. (했지만 이젠 곽지 해변도 많이 유명해진 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

정류장에서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엄청 맑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더워서 빨리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싶었다. 외국 바다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물이 맑았다. 물론 유명한 휴양지의 소다맛 색 바다는 아니다. 그렇지만 동해, 서해, 남해를 다 가봤지만 역시 제주는 제주였다.

 

생각보다 놀러 온 사람들도 꽤 있었고 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 단위가 많이 보였다. 아무래도 이곳은 여행객들보다는 로컬 제주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찾는 곳으로 보였다. 제주도 답게 멋진 해녀상도 있었다.


해변 바로 앞에 바 형식으로 된 펍이 있었다. 그야말로 내가 원하던 스타일! 온갖 식당들에 둘러싸인 해변이 아니라 고즈넉하고 조용하면서도 비교적 여유롭고 한가한 휴양지 느낌이 나를 더 설레게 만들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금세 지치는 바람에 곧장 펍으로 갔다. 바 한쪽 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시원한 칵테일 한잔을 주문했다.

 


역시 바다 구경하면서 먹는 술은 어딜 가나 나한테는 진리고 행복이었다. 바텐더도 여러 명이었는데 그중 한 분이 와서 대화 상대를 해 주셨다. 워낙 붙임성이 좋은 친구였던지 우리는 처음 만났음에도 이런저런 얘기들을 쉴 새 없이 나누었다. 때마침 취기도 살짝살짝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조용히 철썩 대는 바다와 슬며시 퇴근을 준비하려는 태양과 선선한 바람, 온도, 냄새. 난 아직도 이날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바다에 비쳐 반짝하면서 조금씩 모습을 숨기려는 태양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원래는 바다를 구경하고 옆에 있는 한담 해안 산책로를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이 분위기에서 일어날 수가 없던 나는 앉은자리에서 신나게 맥주와 칵테일을 시켰더랬다. 

구름이 너무 많았던 탓일까, 붉은색의 일몰은 볼 수 없었지만 구름에 가려져 묘하게 해가 지는 모습도 썩 괜찮았다. 종종 와서 사색하기 더없이 좋았던 이곳은 제주를 떠나기 전까지도 몇 번을 다시 찾아왔을 정도로 가장 좋아했던 장소였다.

 

 

본 제주도 여행기는 약 6년 전쯤 어느 한여름날의 제주도 생활기를 다룬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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