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약속을 잡은 금요일 밤, 저녁을 어디에서 먹을까 카톡을 하다가 가을이니까 대하구이 먹으러 가자고 해서 인계동 주변의 대하구이, 특히 머리 버터구이를 잘하는 집을 폭풍 검색했다.
최종으로 선택한 곳은 인계동에 있는 삼학도 회 수산 집이었다.
머리 버터구이와 전어구이를 잘하는 맛집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맛집~ 시간이 조금 늦어지는 바람에 친구와 7시가량에 만나서 갔는데 이 집은 인계동 박스 한복판에 있는 집이 아니라, 수원시청역에서 농수산물시장 쪽으로 내려오면 대로변에 오피스텔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데 그중 1층 상가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몇 년 전에 이 근처 오피스텔에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왜 이곳을 전혀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7시쯤 도착한 삼학도 회 수산에는 이미 사람들이 가득 차서 웨이팅이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대기 순번 2번이었다. 특이하게도 이 집은 포차는 아닌데 포차 같은 분위기랄까. 자그마한 가게 내부에 자리가 있고 바깥에는 포장마차 테이블들을 깔아 둔 곳이었다.
야외 포차 감성이 낭낭했지만 바로 옆은 너무나 널찍한 도로 뷰 ㅋㅋ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야외 자리에 앉고 싶었는데 마침 야외 테이블로 자리가 나서 앉을 수 있었다.
대하구이 중짜리로 하나 주문을 하고 각자 맥주와 소주 한 병씩 주문했다.
먼저 기본 찬들이 나오는데 샐러드와 미역국도 맛있고 새우 초밥 두 개가 서비스로 나오는 센스!
이윽고 냄비에 나온 새우는 진짜 펄떡펄떡 뛰는 게 보기만 해도 엄청나게 신선했다. 냄비 뚜껑 위로 튀어나오려는 새우들을 막으며 열심히 익히다 보니 어느새 맛있게 다 익었다.
손으로 후후 불어가며 열심히 까먹는데 옛날에 먹었던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이 집 새우는 많이 퍽퍽하지도 않았고 먹어도 크게 질린다는 느낌이 덜 들었다.
우리가 먹는 와중에도 계속 사람들이 웨이팅 하고 있길래 혹시나 오래 걸릴까 봐서 머리 버터구이도 미리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중간에 친구가 가리비구이도 당긴다 그래서 추가 주문을 했다.
과연 둘이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가리비 크기는 무척 컸는데 안에 버터만 있어서 조금 맹맹하니 아쉬운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가리비구이는 안에 초장과 야채가 듬뿍 들어있는 스타일을 더 좋아한다.
그래도 맛있어서 새우 제쳐두고 가리비부터 또 열심히 먹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 머리 버터구이가 나왔다.
역시 새우 머리 버터구이는 진리다. 진짜 진짜 정말 진짜 곱하기 백 맛있다.
가리비를 해치우고 머리 버터구이를 안주삼아 먹으면서 수다를 나누니 기분이 좋았다.
역시 날이 선선해질 때는 야외나 테라스에서 한잔하는 게 기분 전환에 도움이 많이 되는듯싶다.
실컷 수다를 떨고 배불리 먹고 나서 남은 새우와 머리 버터구이를 포장해서 가게를 나섰다.
다른 리뷰들을 보니 가을에 이곳 전어구이도 맛있다고 하고 회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았다.
옛날에 수많았던 포장마차들을 이제는 굳이 힘들게 찾아가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가끔 남아있는 야외 포차 느낌의 가게들을 찾아가면 신선한 감성으로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삼학도 회 수산>
경기 수원시 팔달구 권선로 747
매일 15:00 - 23:00 일요일은 휴무라고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