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낮에는 덥다 느껴질 정도의 날씨가 비가 오더니 하루아침에 한파주의보를 오르락내리락할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옷깃을 여미는 찬바람이 솔솔 불어올 때는 어김없이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과 은행이 절로 생각난다.
단풍은 보통 강원도 위쪽부터 시작해서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10월 중순부터는 강원, 경기, 서울, 충북 등 지역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고 11월에 여행을 가야 한다면 경상도와 전라도 쪽으로 내려가면 늦게까지도 단풍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보통 집 근처의 가로수들만 하더라도 노란 은행길로 전국이 물들지만 유난히도 더 예쁜 국내의 단풍 명소들을 찾아보았다.
1. 경북 경주 / 불국사
불국사는 어떤 계절에 가든 항상 다양한 종류의 꽃들을 볼 수 있어 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데 불국사의 단풍이 물들 때면 한국적인 정취와 맞물려 고즈넉한 풍경을 선사해준다. 보통 10월 마지막 주쯤 물들어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 운영시간 평일 AM 9:00 - PM 5:30, 주말 AM 8:00 - PM 5:30
- 성인 6,000원 / 청소년 4,000원 / 어린이 3,000원
2. 강원도 정선 / 레일바이크
한 폭의 수채화 그림을 연상시키는 듯한 정선의 레일바이크는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km의 거리를 내달릴 수 있는 철길 자전거이다.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에서 시속 15~20km 정도의 속도로 직접 발을 구르며 탈 수 있는데 주변의 펼쳐진 가을 풍경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특히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펼쳐지는 풍경은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이동한듯한 매력에 해마다 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 예약 필수 2인승 3만 원 4인승 4만 원
- 탑승시간 AM8:40 - PM14:50 (11월~2월, 4회차)
- AM8:40 - PM16:40 (3월~10월, 5회차)
- 현지 사정에 따라 운영시간은 유동적으로 변동될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본 후 예약하고 가도록 할 것.
3. 강원도 춘천 / 구봉산 전망대
노을이 예쁘기로 유명한 구봉산 전망대에 단풍이 물들면 여름뿐만 아니라 가을과도 찰떡인 풍경이 나타난다. 유럽의 어느 작은 도시를 보는듯한, 혹은 산토리니의 가을 풍경이 이럴 것만 같다는 느낌이 팍팍 오는 춘천의 구봉산 전망대에 올라보자.
4. 경기도 광주 / 화담숲
가을 단풍이라 하면 1순위로 손꼽힐 만큼 유명한 광주의 화담숲. 서울에서 4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으로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주말여행지로 강력 추천하는 곳이다. 특히 단풍과 모노레일이 합쳐져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매년 가을마다 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화담숲에서는 내장단풍을 비롯해 홍단풍, 청단풍 등 다양한 단풍과 황금빛 억새까지 볼 수 있으며 모노레일을 타고 한눈에 단풍을 즐길 수도 있다.
5. 경남 함안 / 입곡 군립공원
저수지를 쭉 둘러싼 채로 색색깔의 가을 옷을 입은 입곡 군립공원은 아름다운 단풍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아찔하게 보이는 흔들 다리와 붉게 물든 단풍이 저수지에 비치는 반영은 단연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뽐낸다. 천천히 산책을 해도 좋고 저수지의 보트나 하늘 자전거로 가을 풍경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6. 서울 / 창덕궁 후원
서울의 수많은 문화재들 중에서도 손꼽을 만큼 경관이 아름다운 창덕궁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유명한 드라마 킹덤에서도 중요한 장소로 등장했던 창덕궁의 가을 풍경은 조선시대로 순간 이동한듯한 느낌을 준다. 시간이 없어 멀리 가을 여행을 가지 못하더라도 서울에만 해도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 명소가 있다는 것!
7. 전남 나주 / 산림자원연구소
여름에 늘 인기를 끄는 전국의 많은 메타세쿼이아 길들이 있지만 전남 나주의 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단연코 손에 꼽는 곳이다. 봄, 여름, 겨울, 가을 사계절을 다 다른 풍경으로 만날 수 있는데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면 찍기만 해도 감성적인 사진이 탄생하는 곳이다. 높이 뻗은 나무들 사이를 산책하며 힐링한다면 더없이 좋은 가을 여행이 될 것이다.
8. 충남 괴산 / 화양구곡
속리산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화양구곡은 뛰어난 아홉 개의 절경이라 불리는 옥빛 계곡이다. 여름에는 계곡 물놀이로, 가을에는 물들어가는 단풍과 계곡의 비침이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해준다. 3시간과 5시간의 등산 코스도 있다고 하니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가을 여행지이다.
9. 경기 여주 / 여주 신륵사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찰 중에 한 곳인 여주 신륵사는 사진가들 사이에서 겨울의 눈꽃 상고대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산책로 양옆으로 펼쳐진 가을 단풍의 모습도 만만치 않게 아름답다. 게다가 신륵사는 다른 사찰들과는 다르게 강가에 위치해있어 색다른 풍경을 선사해준다. 모두에게 개방이 된 사찰이라 운영시간을 따로 없고 입장료가 어른 3,000원, 아이 2200원, 어린이 1500원
10. 서울 / 창경궁
서울에서 단풍 구경하기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 바로 창경궁이다. 공간 하나하나가 가을빛으로 물들어 갈 때쯤이면 우리나라의 궁이 새삼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최고의 사진 스폿은 뭐니 뭐니 해도 나오는 길에 있는 호수에 비친 단풍의 반영을 배경으로 찍는 것이다. 야간개장도 하니 노을이 지기 시작할 때쯤이면 완벽한 가을빛의 사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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