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에 거북이 모양의 인공섬이 생기고 큰 규모의 인공 서핑장이 들어섰다는 걸 지나가다 본 것 같았는데
이번에 오이도로 놀러 가면서 거북섬 인근 카페들 중에 휴양지 느낌을 물씬 풍기는 신상 카페를 발견했다.
오이도 바로 옆이라 접근성도 무척 가까운 편이었다.
도착하고 길가에 차를 주차하고 보니 이제 막 상가들이 번영하고 있는 신도시 같은 모습을 풍기는 곳이었다.
지도에 찍힌 주소를 찾아 건물로 들어가니 여기저기 분양하는 소식과 새로 지어질 건물들에 대한 홍보지로 가득했다.
건물들이 서있는 뒤쪽에 주차하고 건물 통로를 통해 반대편으로 가면 진짜 규모 큰 인공 서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서핑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날씨도 워낙 맑고 좋았어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러울 정도로 늦여름의 열기가 뜨거웠다.
서핑장을 잠시 구경하고 밀크 로지 카페는 2층에 있었는데
건물 바깥에서만 봐도 나 핫한 카페요, 하는 느낌을 풀풀 풍기고 있었다.
카페에 올라가니 여태 다녔던 카페들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카페 자체는 한눈에 들어올 정도의 아담한 규모였고 전면 통창 유리 밖으로 보이는 테라스와 뷰가 마음에 쏙 들었다.
알차게 꾸며놓은 카페 자리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차있었지만 앉을자리는 찾을 수 있었다.
음료를 주문하고 한 바퀴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테라스에 있는 바깥 자리에 앉고 싶었는데 이 날따라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창가 바로 앞 구석자리를 선택했다.
동남아 분위기가 나는 파라솔에 의자도 휴양지 느낌으로 편한 의자에 앉으니 꼭 외국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바깥의 뷰는 파랗고 시원한 서핑장과 그 뒤로 보이는 바다 뷰까지!
좋은 자리에 카페 잘 만들어놨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카페에 오면 남자 친구와 나는 새롭거나 독특한 메뉴가 있다면 시도해보는 편인데
나는 유자 애플티, 남자 친구는 밀로 라테, 그리고 달달한 디저트 하나를 같이 주문했다.
유자 애플티는 나는 그냥 그렇다 정도였고.. 남자 친구는 지렁이 젤리 같은 불량식품 맛이 난다고 했다.ㅋㅋㅋㅋ
밀로라떼는 달콤하고 달콤하고 달달했다!
커피나 음료 맛보다는 예쁜 인테리어나 뷰를 보러 가는 게 더 목적이 크기 때문에 둘 다 몹시 만족했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 쪽 맞은편 구석에는 포토존도 있다.
이곳은 포토존이니 사진만 찍고 앉으시지 말라는 센스 있는 안내판도 있었다.
카운터 쪽에 보니 1인 1 음료 주문 후 착석이 원칙인데
그 아래 보니까 들어와서 사진만 찍고 나가는 개념 없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모양인가 보다.
예쁜 카페들은 이런 일도 은근히 많이 발생하나 보다.
한참 멍하니 앉아서 얘기하다가 문득 요즘 어딜 가나 저 동남아 느낌 나는 파라솔이 있었데
얼마일까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대략 10만 원 대면 살 수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아, 생각보다 엄청 비싸진 않았구나.
저걸 집 베란다에 놓으려면 집 크기가 어느 정도 돼야 할까 하면서 열심히 일하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농담을 주고받다가 유리로 내리쬐는 태양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카페를 나섰다.
거북섬 안쪽으로 도로가 나 있어서 드라이브 한 바퀴 돌아봤는데
거북이 모양의 중간 부분은 바다가 엄청 가까이서 보이는 건 아니었고 새로 큰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라 한참 공사 중이었다.
양쪽 끝부분에서는 잠깐 바다가 잘 보이고 산책로도 있었다.
여기 건물 들어 서고 나면 뭐가 생기든 뷰 하나는 끝장나겠다 싶었다.
도심 가까이에서 휴양지에 놀러 온 기분을 내고 싶다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지가 될 카페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