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어디로 놀러 갈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우리 커플의 이번 선택지는 연극 관람이었다.
최근 영화관 대신 자동차 극장에서 종종 영화를 보긴 했지만 연극을 보려면 혜화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 약간의 부담은 있었다.
서울의 운전과 주차 문제 등등이 약간 걸리긴 했지만 어쨌든 선택한 연극은 ' 너의 목소리가 들려 ' 였다.
예매할 당시에 연극 인기순위 1위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어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서울 나들이도 그렇고 연극 관람 자체도 워낙 오랜만이라 새삼 설레기도 했다.
늘 항상 집까지 모시러 와주는 남자 친구와 베니를 타고 슝슝 달려 서울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출발했는데 다행히도 서울 치고는(?) 길이 안 막혔었다.
혜화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 원래 검색해놨었던 혜화 맛집 중에 하나였던 도도야를 가려고 했는데
아슬아슬하게 브레이크 타임이 걸려버렸던 것이었다.
맛집 10군데 찾아놨었는데 대학로는 왜 때문에 전부 3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이에요..?
갈 곳을 잃은 우리의 동공이 향한 곳은 도도야 근처에 있는 오후정이라는 식당이었다.
맛집 리스트에는 없었는데 들어가 보니 다행히 브레이크 타임이 없는 곳이었다.
직원분들이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계셨던 것 같아 조금 죄송스러웠지만 식당에는 아무도 없어서 좋긴 했다.
일본 가정식 백반을 판다고 쓰여있었는데 단품 메뉴보다는 세트메뉴가 더 다채로워 보여서 프리미엄 정 세트를 주문했다.
세트 이름도 귀엽게 오 세트, 후 세트, 정 세트 이렇게 있었다.
거의 반 오픈 주방이라 지글지글 요리하는 소리와 냄새가 기대감을 더욱 상승시켜줬다.
이윽고 차례대로 음식이 나오는데 2인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푸짐해 보이는 양이었고 비주얼이 일단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비주얼이었다.
일본 가정식 백반이라는 말처럼 정갈한 한상차림으로 나온다.
하나씩 차례대로 맛보는데 개인적인 입맛에는 스테이크 빼고는 다 맛있었다!
조금이라도 질긴 고기는 못 먹는 편이라서 남자 친구도 스테이크는 그냥 그랬다고 한다.
아마 고기를 특별히 싫어하시지 않는다면 대부분 맛있게 드실 수 있는 맛이었다.
둥그런 빵처럼 생긴 음식 아래에는 카레 치즈 같은 맛이 나는 소스가 있었는데 나왔을 때 바로 빵에 찍어먹어야 맛있다.
그중 베스트는 로제 스파게티로 추정되는 매콤하니 계속 끌리는 맛이었고 새우튀김과 닭튀김도 잡내 없이 바삭했다.
가장 마지막에 나온 연어 사시미와 초밥은 말할 것도 없이 입에서 살살 녹아내렸고,
아보카도 샐러드는 비주얼부터가 너무 예뻤다!
한참 열심히 먹다가 음료를 주문 안 했다는 것을 깨닫고 자몽에이드 한잔을 주문했는데
진짜 자몽을 갈아 넣은 건지 과육도 씹히는 것이 에이드도 맛있었다!
찾아놨던 맛집을 못 가서 시무룩했던 마음이 연어처럼 한순간에 사르르 녹아내렸다.
우연히 찾은 맛집이었지만 둘 다 흡족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후정도 혜화에서 이미 유명한 맛집이었고 체인점이며 생방송 오늘 아침이라는 프로에도 나왔던 곳이라고 한다.
찾아놓은 다른 맛집들도 하나씩 도장깨기 하러 갈 예정이다.ㅎㅎㅎ
오후정
서울 종로구 대학로8길 25
매일 11:00 - 22:00 Last order 21:10
02-741-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