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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호주

[호주 여행기] 호주의 수도 캔버라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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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버스를 타고 호주의 행정수도인 캔버라로 향했다. 멜버른에서 캔버라까지는 8시간. 이젠 버스에서 자는 것도 익숙하다. 물론 깊게 푹 잘 수는 없지만. 나를 마중 나온 캔버라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뿐이었다. 호주가 이렇게 추울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추웠다. 옷을 꽁꽁 여미고 얼른 숙소로 향했다. 심지어 비까지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강수확률도 그다지 많지 않은 호주에서, 퍼스부터 시작해서 어쩜 이렇게 여행 중 비를 많이 만나는지. 비를 몰고 다니나 보다. 한낮에도 한 자릿수의 영상 온도였지만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캔버라의 체감온도는 이미 영하였다.

숙소에 짐을 놓고 밖으로 나왔다. 마치 눈이 펑펑 오는 한국의 한 겨울 같았다. 무척 추웠지만 캔버라에 온 목표를 완수하러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계획도시로 만들어진 이곳은 걸어 다니기엔 너무나 컸다. 버스를 타서 데일리 티켓을 구입했지만 단 두 번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도저히 돌아다닐 수가 없는 날씨였다.

꼭두새벽에 도착해서 향한 국회의사당은 썰렁했고 오픈 시간도 아니었다. 좀 기다리면 비가 그치지 않을까 했지만 바람에 날리는 가랑비는 더욱더 심해졌다. 차라리 바람 없이 주룩주룩 내리는 비였으면 더 좋았으련만. 온몸이 얼어가고 피곤함에 정신까지 아득해진다. 국회의사당을 뒤로하고 방문하려고 했던 모든 일정을 다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비바람을 뚫고 돌아다닐 만큼 나는 체력이 강하지 않았다. 몸살이 날 것 같았다. 코를 푸니 연하게 피가 섞여 나오고 코는 헐대로 다 헐었다.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지속된 강행군의 스케줄에 피로가 온몸을 감싼다. 슬슬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는 것을 몸이 먼저 알고 있는 듯하다. 따뜻한 국물로 몸을 데우고 침대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꿀맛 같은 낮잠이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오니 좀 살 것 같았다. 밖을 보니 여전히 가랑비가 흩날리고 있었다. 굳이 캔버라까지 왔는데. 그래도 안온 것보다는 낫겠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 버스비 $9

YHA 숙소 1박 $23


<본 호주 여행기는 2016년의 정보들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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