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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호주

프롤로그. 여행의 시작. 나홀로 호주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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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정들었던 농장 생활을 뒤로하고 시작되는 여행 1일 차. 오늘은 버스 타고 에얼리 비치에 가서 휴식하는 것 외엔 아무 일정이 없는 날이다. 등 뒤에 백팩 하나,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3개월간 정들었던 빈 방을 뒤로하고 집을 나섰다. 드디어 내가 보웬을 떠나는구나.

안녕. 지긋지긋했던 토마토 농장이여!!

배웅해주었던 고마운 사람들을 뒤로하고 좀 늦게 도착한 버스에 몸을 실을 즈음, 잘 가라며 노을도 집에 가려하고 있었고 잠시 그렇게 창밖을 보다 보니 어느새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버스에 몸을 맡긴 채 한쪽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멍하니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냥 즐거워야 할 여행의 시작이 왜 좀처럼 즐겁지가 아니했는지. 남겨두고 온 어떤 미련이 남는 건지 정이 남은 건지, 1년 동안 손꼽아 기다리던 오늘의 기분이 생각해왔던 것과 같지 않아서 당혹스럽기만 하다. 진짜 일정이 시작되는 내일부터는 조금 다른 마음이 될 수 있을까. 언제나 그랬듯 그리고 좋았던 추억이 있었든 나빴던 추억이 있었든 잠시라도 지내왔던 곳을 떠난다는 일은 결코 즐거운 일이 될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창밖으로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산의 실루엣을 빼고는 그 흔한 가로등조차 빛 한줄기 찾아보기 힘든 어둠을 바라보며 그저 귀로 흘러들어오는 노래의 멜로디를 느끼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 생각도 할 필요 없는 시간. 어딜 가나 혹은 이러나저러나 난 이런 시간이 그렇게 좋더라. 한참을 멍 때리다가 잠깐잠깐 이성이 돌아올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창문 밖은 도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하며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어느새 빛은 많아지고 상점들과 사람들이 속속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에얼리 비치에 도착했다.

자그맣고 귀여운 동네.

해가 지는 시간에 출발해서 늦게 숙소에 도착하기 때문에 사실 걱정을 좀 했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초행길에 밤이라 결국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 타는 그 몇 분 안 되는 사이에 넉살 좋은 택시 기사님은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보시고 '웰컴 투 에얼리 비치'를 외쳐주시는 게 퍽 넉살이 좋으셨다. 내가 건물들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으니 "이건 뭐고, 저건 뭐야. 그리고 여기는 메인 스트리트이고, 니 숙소는 여기 도착했네? 그리고 여기 앞에 피자집 엄청 맛있고, 서브웨이랑 맥도널드도 있어. 아, 저기 피쉬 뭐 레스토랑 진짜 맛있고 분위기 좋아." 하면서 어찌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던지. 그걸 또 기억하고 기록했었던 나도 신기하다. 도착하자마자 절로 웃음이 났다. 숙소 앞에 도착해서 짐을 내려주시고는, "좋은 시간 보내. GOOD LUCK!"을 외쳐주시곤 쿨하게 떠나가셨다. 고마워요, 아저씨.

발메인 맥주. 페일 에일.

숙소 체크인 후 보웬에서 챙겨 온 도시락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우고 잠시 타운 구경을 나갔다. 숙소 바로 앞이 메인 스트리트라서 위험해 보이지도 않았고 맥주도 사러 가고 싶었기 때문에! (뭐 물론 이게 가장 큰 목적인 듯하다. 하하)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호주 맥주 종류별로 하나씩 다 먹어보기! 여행 동안의 소소한 목표랄까, 물론 여긴 유럽도 더욱이 맥주가 그렇게 맛있는다는 체코도 아니지만 호주 맥주가 왜, 뭐, 어때서!

 


교통 - 보웬 Bowen에서 에얼리 비치 Airly Beach까지는 호주의 고속버스인 그레이 하운드를 이용. (당시 $26.52)

         택시비는 약 $10

숙박 - 8인실 도미토리 1박에 $27

 

<본 호주 여행기는 2016년의 정보들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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