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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제주

제주도 여행 표선 해비치 와하하 게스트 하우스 스노클링 스팟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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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해진 사람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공연이 열린다는 표선 해비치를 가기로 결정했다. 난 며칠 전 곽지 해변에서 해수욕하고 난 뒤 찬물로 씻는 바람에 어쩌다 지독한 여름 감기에 걸려서 해수욕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하루 동안 머물렀던 와하하 게스트 하우스. 표선에서 해안 도로를 타고 쭉 가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데 묘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지내고 있는 곳과는 느낌 자체가 전혀 다른 그런 곳. 도미토리는 안쪽에 있지만 우리는 4인실을 잡았는데 무려 복층에 펜션 같은 곳이었다. 사장님이 손수 만드신 듯한 나무로 만든 각종 소품들, 해먹, 독특한 향이 나는 향초까지.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뛰노는 두 마리의 예쁜 강아지들이었다. (강아지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큰 멍멍이 느낌이었지만!) 아무 생각도 걱정도 없어 보이는 그 둘이 꽁냥꽁냥 하면서 노는 모습이 어쩐지 개인데도 무척이나 부러웠다. 사장님 역시 반나체의 모습으로 마치 자유인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갑자기 아, 나도 나중에는 이런 한적한 곳에서 저렇게 여유롭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일상에 지쳐서였을까, 도시가 질려서였을까? 모든 야망과 욕심을 다 져버린 채 도피해버리고 싶다는 무언가 그런 슬픈 생각과 함께.

 

 

표선 해변에서 숙소까지 오는 길에 보면 중간중간 곳곳에 이렇게 포처럼 생긴 곳들이 많은데, 숙소 바로 앞에서 스노클링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쉽게도 나는 그저 앉아서 그들을 구경하기만 해야 했다. 덕분에 오늘의 포토그래퍼는 내 몫이 되었다. 같이 놀러 왔지만 혼자 앉아서 멍하니 바다도 바라보고, 파도도 구경하고, 노는 사람들 모습도 보고 있자니 이것도 나쁘지만은 않구나 싶기도 한 복잡 미묘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스노클링을 마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드디어 오늘의 여행 목적이었던, 서귀포 야-해 페스티벌이 열리는 해변으로 갔다. 치맥은 당연히 공연 볼 때 시켜줘야 하는 게 예의가 아니겠는가? 언제나 우리들이 가는 곳에는 술이 빠질 수가 없지. 과하지 않은 적당한 한 잔의 술은 더욱더 흥을 돋우고, 더욱더 행복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곤 한다. 나는 잘 몰랐지만 언더에서는 어마어마하게 유명하다는 레이지본의 공연이 시작되었고, 우리는 너 나할 것 없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앉은자리에서 박차고 뛰어나가 무대 앞으로 달려들어 미친 듯이 뛰어놀았다. 공연은 이래서 좋은 건가 보다. 저번 포스팅에서도 한번 후회한 적 있었지만 이 좋은 걸 진작에는 왜 몰랐을까 싶다. 그런 마음을 보상이라도 하듯 여태까지의 한을 풀듯이 그렇게 온몸과 온 마음으로 그날의 밤을 즐겼다.

 

 

 

 제주도 여행기는  6년 전쯤 어느 한여름날의 제주도 생활기를 다룬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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